김경환 교수님 중부일보 기고 칼럼입니다.
저성장시대의 정부와 민간의 연구개발 거버넌스 – 중부일보 2017년 02월 28일 화요일
우리나라의 GDP대비 국가 R&D집약도는 2015년 기준으로 4.23%이다. 이는 2014년의 4.29%에 비해서는 약간 하락한 수치이기는 하지만, 이스라엘, 일본, 핀란드를 제치고 세계 최고 수준이다. 절대액에서도 583억 달러로서 이 역시 세계 6위 수준이다. 이는 그동안 국가 과학기술혁신역량 강화를 위해 역대 정부가 정부 R&D뿐 아니라 민간 R&D를 포함하는 국가 R&D투자 확충에 주력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역대 정부는 연구개발 투자를 꾸준히 늘려왔다. 노무현정부는 국가연구개발투자 목표를 2001년 GDP 대비 2.9%에서 2007년 3.0% 이상으로 높인다는 목표를 세우고, 이를 위해 정부 연구개발투자를 2003년부터 2007년까지 5년간 과거 5년보다 배증하였다. 민간연구개발투자와 관련하여서는 제조업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투자를 2001년 2.3%에서 2007년 3.5% 이상으로 확대하고자 하였다. 이명박 정부는 국가 연구개발투자 목표를 GDP 대비 5%이상으로 설정하고, 민간연구개발투자 확대를 위해서 조세지원 및 기업의 연구개발투자에 대한 규제완화 등을 실행하였다. 박근혜 정부는 국가연구개발투자 목표를 이명박 정부보다 24.4조원 이상 많은 총 92.4조원을 투자하기로 하고 민간연구개발투자 활성화를 위한 여러 가지 지원정책을 수립·집행하고 있다.
이처럼 정부의 연구개발투자가 확대되고 민간의 투자 활성화 정책이 추진되면서 민간의 연구개발투자도 대폭 확대되었다. 그러나 민간부문의 연구개발투자 비중이 점차로 증가하고 있다. 재원별 연구개발비의 비중을 보면 2009년 정부와 공공재원의 비중이 28.7%로 최대치를 기록한 이후 점차 하락하여 2015년에는 16조원으로 24.7%를 차지하고 있는 반면, 민간재원은 49조원으로 74.5%의 비중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민간기업 연구개발투자 확대에는 대기업의 기여가 물론 컸다. 기업유형별 연구개발비 비중을 보면 2009년 대기업의 비중이 70.9% 로 최저점을 기록한 이후 대기업의 비중은 계속 높아져 2015년 대기업의 비중은 76.1%에 달하고 있다.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은 각각 2009년 최고 비중을 차지한 이래 그 비중은 계속 하락하여 2015년 현재 각각 12.5%, 11.4%의 비중을 보이고 있다.
이렇게 정부부문을 비롯한 민간부문의 연구개발투자는 세계 최고수준을 보이고 있지만 연구개발 생산성은 경쟁국가에 비하여 미흡하며, 더욱이 최근의 경제성장이 3%아래로 지속되면서 연구개발투자의 지속적인 증대는 어려운 환경에 처하게 되었다.
결론적으로 연구개발 생산성을 늘리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정책이 필요하다. 첫째로 정부의 연구개발은 민간부문의 연구개발투자를 보완하는 쪽으로 지출해야 한다. 경기가 안 좋아지는 경우 연구개발투자는 전체적으로 줄어드는 경향성을 보인다. 따라서 정부 연구개발투자는 민간의 연구개발투자를 보완하기 위한 지렛대로서의 역할을 해야 한다. 두 번째로 부처 간 중복투자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산업부를 비롯한 부처 간 중복 투자는 이미 많은 학자들의 연구 및 국회, 그리고 각종 연구소 등에서 지적해왔다. 이를 위해 국가연구개발투자에 대해 부처 간 경쟁을 유도함으로써 효율적인 투자가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아울러 국가공동기획이 필요한 사업에 대해 부처 간 자발적 협력과 참여를 우선적으로 유도해야 한다.
2017년의 경우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지만 우리나라의 대내외적인 경제환경은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있다. 성장률 자체도 예측하기 힘들고 또한 3%미만의 저성장이다. 정부와 민간의 효율적인 연구개발 배분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경환 성균관대학교 글로벌창업대학원 교수
원문
중부일보
http://www.joongboo.com/?mod=news&act=articleView&idxno=1147245